Archive for the ‘인물소묘-단계별 과정’ Category

교복입은 여학생: 정면

5월 19, 2006

교복입은 여학학생을 그려 보도록 하겠습니다.
인물을 그릴때에는 물론 닮게 그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모델이 갖고있는 이미지(분위기)를 어떻게 잡아내는가 하는점이 중요합니다.
가끔 한번도 못본 사람의 조그만 증명사진을 들고와서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참 난감합니다.
물론 그릴수는 있겠지만 닮게 그리기가 쉽지 않겠죠.
인물을 그릴때에는 그리고자 하는 모델에 대한 정보가 풍부할수록 그 모델의 분위기를 잘 잡아낼수 있게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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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물을 그릴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‘자연스러움’입니다.
풍경이나 정물을 그릴때에는 조금씩 형태가 틀리거나 과장을 시켜도 크게 어색하지 않지만 인물은 비례가 조금만 달라져도 느낌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큰 비례나 동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.
처음에는 약한 선으로 ‘슬쩍슬쩍’ 여기저기 여러 곳을 함께 잡아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.
특히 머리의 크기를 잘 잡아야 합니다.
머리가 너무 크게 잡히면 우스꽝스러워지며 머리가 너무 작으면 괴물처럼 보입니다.
보통 앉아있는 모델의 경우 전체의 1/6에서 조금더 크거나 작은 정도가 되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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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물이 앉아있는 높이와 그리는 사람의 높이차이에 따라 그림의 시점이 달라집니다.
그림속의 모델은 정면에서 약간 좌측을 보고 있는데 ‘V’표시가 된 부분이 현재의 눈높이(시점:Veiw point)입니다.
모델의 포즈가 항상 좌우대칭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모델의 포즈는 얼굴의 방향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칭에 가깝습니다.
시점보다 낮은 발은 왼쪽이 높고 오른쪽이 낮은 상태로, 시점보다 낮지만 큰 차이가 없는 무릎은 거의 비슷한 높이로, 시점보다 높은 어깨는 왼쪽이 조금 낮고 오른쪽이 조금 높게 위치를 잡습니다.
옷속에 숨겨져 보이지 않는 골격도 상상해서 그려봐야 합니다.
특히 중요한 ‘B’표시가 된 골반의 위치와 척추의 상태를 스케치 하면서 슬쩍 잡아 본다면 더 자연스런 형태를 그릴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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큰 비례가 잘 나왔다면 조금씩 더 작은 부분의 비례를 잡아 나갑니다.
전체 형태와 구도 > 머리, 몸통, 팔, 다리, 손, 발 > 머리카락과 얼굴, 손가락 등 큰형태에서 점점 작은 형태 순으로 잡아 갑니다.
모양을 그리려고 하기보단 (모양이 꺾이거나 만나는)위치를 잡는다는 기분으로 들어갑니다.
짙은 남색 가디건을 입었기 때문에 얼굴과 어깨가 만나는 부분의 톤차이를 조금 내 주었습니다.
치마와 종아리의 톤차이를 조금 내 주고 치마 앞쪽 주름안쪽을 어둡게 잡아서 빛을 살짝 잡아주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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앉아있는 모델을 정면근처에서 그릴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릎근처의 깊이감 표현입니다.
무릎에서 발까지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무릎에서 엉덩이까지는 ‘단축되어’ 보이게 됩니다.
옆에서 보면 원래의 길이인 ‘A’만큼 보여집니다.
하지만 앞에서 보면 ‘A’보다 훨씬 짧게 ‘B’길이 만큼만 보여집니다.
완전 정면에 가까워 질수록 ‘B’길이는 점점 더 짧아 지겠죠.
이렇게 공간을 이해하고 형태를 잡고 덩어리를 표현한다면 깊이감 표현이 그리 어렵게만 느껴지진 않을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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짙은 남색의 교복과 흰색 남방, 피부색의 톤차이를 색각하면서 한군데 치우치지 않게 골고루 연필색을 깔아줍니다.
어둡게 칠해질 부분은 처음에 연필선을 잘 깔아주지 않으면 나중에 어느정도 어둡게 칠하고 나면 더 이상 연필선이 칠해지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.
처음엔 연필을 눕혀서 부드럽게 깔아주고 두번, 세번째 깔아줄 때에는 조금씩 힘을 줘 가면서 깔아 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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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릎에 손을 얹고 팔을 쭉 펴고 있기때문에 팔과 다리윗쪽사이에 (옆에서 볼때)삼각형 모양의 공간이 생깁니다.
배, 다리 윗쪽에 생긴 팔의 그림자를 잘 관찰하면 이 공간을 쉽게 표현할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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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두운 옷색깔과 머리카락의 톤을 낼수 있도록 충분히 연필선을 깔아줍니다.
회색(부분적으로 은색) 운동화는 피부색과 톤차이가 별로 나지 않지만 질감의 차이는 분명히 내 주어야 합니다.
밝은 회색느낌이 나도록 운동화에 연필색을 발라주고 신발 코옆에 지우개로 밝게 닦아줘서 광택이 나는 표현을 해 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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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선이 모여지는 얼굴과 손, 발을 중심으로 좀 더 세밀하게 묘사를 해 들어갑니다.
묘사를 하는 중에는 지우개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.
지금까지 연필색을 깔아가며 쌓아 올린 전체 톤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 하면서 묘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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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 커 보이는 발을 작게 수정했습니다.
손에 쥐고 있는 연필, 안경, 운동화끈 등의 디테일을 차근차근 묘사합니다.
이제 거의 완성이 되어갑니다.
묘사를 하면서도 자주 뒤에 나와서 부분적인 묘사가 전체와 잘 어울리는지 거슬리지는 않는지 살펴 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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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발과 손, 소매끝단, 남방의 단추 등의 디테일을 조금 더 묘사합니다.
머리카락과 짙은색 옷색깔의 톤을 조금 더 어둡게 올립니다.
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며 완성합니다.